인도의 딜레마: 55% 재정적자 속 '성장'과 '건전성'의 외줄타기

앤트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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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2월 재정적자가 연간 목표치의 54.5%에 달하며, 성장 중심의 청정에너지 정책과 재정 건전성 확보라는 상충된 과제에 직면했다.

재정적자 경고등, 시장의 시선은 예산안으로

인도 경제에 적신호가 켜졌다. 2025-26 회계연도 첫 9개월(4~12월)간 인도의 재정적자가 8조 6천억 루피에 달하며 연간 목표치의 54.5%를 기록했다. Whalesbook.com에 따르면, 이는 정부의 상당한 지출 증가가 주된 원인으로, 시장의 우려를 증폭시키는 대목이다. 2026년 연방 예산안 발표를 앞둔 시점에서 드러난 이 수치는 단순한 통계를 넘어, 나렌드라 모디 정부가 직면한 복잡한 정책적 딜레마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시장의 반응은 즉각적이고 명확하다. BusinessToday는 시장 참여자들이 다가오는 예산안에서 가장 원하는 항목으로 '재정 규율(fiscal discipline)'과 상품서비스세(GST) 합리화를 꼽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현재의 확장 재정 기조와는 상반된 요구다. 투자자들은 정부의 무분별한 지출 확대가 국가 신용도와 거시 경제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며, 이제는 '성장'의 속도를 조절하더라도 '안정성'을 확보해야 할 때라는 강력한 신호를 보내고 있다.

적자의 이면: 'Viksit Bharat'을 향한 청정에너지 투자

그러나 현재의 높은 재정적자를 단순히 정부의 방만한 재정 운용 결과로 치부하는 것은 사태의 본질을 놓치는 것이다. 이 막대한 지출의 이면에는 인도의 미래를 위한 거대한 비전이 자리 잡고 있다. P. K. 미슈라 총리 수석 비서관은 국제 컨퍼런스 연설을 통해 "청정에너지는 더 이상 부문별 의제가 아니라 인도의 성장 비전 'Viksit Bharat(발전된 인도)'의 핵심"이라고 역설했다. 이는 정부 지출의 상당 부분이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선제적 투자임을 시사한다.

실제로 청정에너지 부문에 대한 투자는 단순한 환경 정책을 넘어 인도의 성장, 산업 경쟁력, 사회적 포용, 그리고 에너지 안보와 직결되는 국가적 과제다. 화석 연료 의존도를 낮추고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정부의 야심 찬 계획은 단기적인 재정 부담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특성을 지닌다. 따라서 현재의 재정적자는 미래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성장통'으로 해석될 여지가 충분하다. 모디 정부는 단기적인 재정 건전성 악화 비판을 감수하면서도, 국가의 장기적인 체질 개선을 위한 투자를 멈추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예산안이 가를 인도의 미래

결론적으로 인도는 야심 찬 성장 동력 확보와 재정 건전성 유지라는, 양립하기 어려운 두 가지 목표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외줄타기를 하고 있다. 한쪽에서는 막대한 재정 투입을 통해 청정에너지 인프라를 구축하고 미래 산업의 주도권을 쥐려 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재정 규율을 통해 거시 경제의 안정을 꾀해야 하는 압박에 직면해 있다.

따라서 곧 발표될 2026년 연방 예산안은 이 딜레마에 대한 모디 정부의 해답지가 될 것이다. 정부가 시장의 요구를 수용하여 긴축 기조로 선회할지, 아니면 'Viksit Bharat' 비전 달성을 위해 확장 재정 정책을 고수할지가 판가름 난다. 이번 예산안은 단순한 숫자 조정을 넘어 인도의 중장기 경제 철학과 방향성을 결정하는 중대한 분수령이며, 그 결과에 따라 글로벌 투자자들의 인도 시장에 대한 평가 역시 극명하게 엇갈릴 것이다.

Ant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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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 Kim수석연구원Blog

기술경영학 석사, 글로벌 테크 기업의 기술 가치와 시장 지배력을 심층 진단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