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인프라 전쟁: ASML부터 빅테크까지, 보이지 않는 기술 패권 경쟁

앤트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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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패권 경쟁이 모델 개발을 넘어 인프라 전쟁으로 치닫고 있다. ASML의 EUV 장비부터 엔비디아 GPU, 빅테크의 데이터센터까지 이어지는 공급망이 핵심 전장으로 부상했다.

천문학적 투자 뒤에 숨은 반도체 공급망의 지정학

인공지능(AI) 시대의 패권이 알고리즘이 아닌 인프라 구축 능력에 의해 좌우되고 있다.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이 OpenAI에 최대 600억 달러(약 82조 원) 투자를 논의하고 있다는 소식은 AI 모델 개발에 필요한 막대한 자본의 규모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그러나 이 화려한 투자 발표의 이면에는 극소수 기업이 독점한 핵심 기술에 의존하는, 치열하고 살얼음판 같은 기술 인프라 경쟁이 숨어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MS는 최근 AI발 클라우드 사업 호조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예상을 뛰어넘는 데이터센터 자본 지출(CAPEX) 규모가 발표되자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는 AI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 및 운영 비용이 기업의 재무 건전성을 위협할 수 있을 정도로 막대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빅테크 기업들은 AI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수익성을 일부 희생하면서까지 울며 겨자 먹기식의 인프라 투자 전쟁에 참전한 형국이다.

이러한 대규모 투자의 핵심은 엔비디아가 독점하고 있는 AI 가속기, 즉 GPU 확보다. 하지만 이 AI 붐의 더 깊은 근원에는 네덜란드의 작은 마을에 위치한 단 하나의 기업, ASML이 존재한다. CNBC는 엔비디아의 AI 혁명이 사실상 ASML의 독점적인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7나노 이하 최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이 장비를 공급하는 ASML은 AI 기술 패러다임의 가장 중요한 '기술적 관문(choke point)'을 장악하고 있는 셈이다.

결국 현재의 AI 기술 동향은 '모델 개발 경쟁'이라는 표면 아래, ASML(장비) → TSMC/삼성(파운드리) → 엔비디아(설계) → MS/아마존/구글(클라우드) 로 이어지는 극도로 중앙화된 공급망에 대한 의존성 심화라는 구조적 특징을 드러낸다. 특정 기업이나 국가가 이 공급망의 한 단계라도 통제하려 들 경우, 전 세계 AI 산업이 마비될 수 있는 취약한 구조인 것이다.

따라서 AI 시대의 기술 패권은 단순히 더 뛰어난 언어 모델을 만드는 경쟁을 넘어, 이 핵심 인프라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통제하기 위한 지정학적 대결의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 각국 정부와 기업들이 반도체 자급률을 높이고 공급망 다변화를 외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이 보이지 않는 인프라 전쟁의 향방이 미래 기술 지도의 형태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Ant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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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 Kim수석연구원Blog

기술경영학 석사, 글로벌 테크 기업의 기술 가치와 시장 지배력을 심층 진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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