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질문: AI, 어떻게 돈을 벌 것인가?
'AI와의 밀월은 끝났다'는 시장의 냉소적인 평가와 함께 엔비디아의 주가가 흔들리고 있다. 이는 AI의 잠재력에 대한 의문이 아니라, 천문학적 투자가 어떻게 실질적인 수익으로 이어질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질문이 시작됐음을 의미한다. 이 질문에 대해 AI 산업의 핵심 플레이어들은 각기 다른 해법을 내놓고 있다.
엔비디아는 하드웨어 판매를 넘어 AI 생태계 전체를 장악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최근 AI 추론(Inference) 스타트업 '베이스텐(Baseten)'에 1억 5천만 달러를 투자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이는 AI 모델을 훈련하는 단계를 넘어, 실제 서비스에 적용하고 운영하는 '추론' 시장까지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단순히 곡괭이(GPU)를 파는 것을 넘어, 광산(AI 서비스) 운영의 핵심 고리까지 틀어쥐겠다는 의도다.
반면, 데이터 분석 기업 팔란티어는 전통 산업으로의 '수직 침투' 전략을 구사한다. HD현대와 수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한 것은 이들의 전략을 명확히 보여준다. 팔란티어는 조선, 중공업 등 특정 산업 영역에 깊숙이 파고들어 데이터 기반의 운영 최적화라는 명확한 가치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직접적인 매출을 창출한다. 이는 AI 기술의 범용성을 내세우기보다 특정 산업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솔루션'으로서의 가치를 입증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테슬라의 사례는 AI 비전과 시장 평가 사이의 괴리를 보여준다. 일론 머스크는 AI 칩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공언했지만, 시장은 주가 하락으로 응답했다. 여기에 논란이 많았던 '완전자율주행(FSD)' 무료 이전 프로그램을 2026년 3월 31일부로 종료하기로 한 결정은, 야심 찬 AI 기술을 소비자 시장에서 수익 모델로 안착시키는 과정이 순탄치 않음을 방증한다. AI 시대의 2막은 기술의 우월함이 아닌,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증명하는 자에게 승리가 돌아갈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