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리즘 너머의 진짜 전쟁터
인공지능(AI) 패권 경쟁의 화두가 알고리즘과 반도체 칩에서 물리적 인프라로 이동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구글 등 빅테크 기업들이 AI 시대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데이터센터 건설에 천문학적인 자금을 쏟아붓는 '인프라 군비 경쟁'이 본격화됐다.
MS는 미국 위스콘신주 마운트 플레전트 한 곳에만 13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해 15개의 신규 데이터센터를 짓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이는 특정 지역에 대한 단일 투자로는 이례적인 규모로, 미래 AI 서비스에 필요한 막대한 연산 능력을 선점하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다.
영토 확장 나선 아마존과 구글
이러한 움직임은 MS에 국한되지 않는다. 아마존 역시 클라우드 서비스 AWS의 경쟁력 유지를 위해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건설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구글은 태국의 'AI 기반 디지털 경제' 지원을 명분으로 신규 클라우드 리전을 구축하며 아시아 시장까지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들 기업의 행보는 단순히 서버 용량을 늘리는 차원을 넘어선다. 자체 AI 모델의 훈련과 추론,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필수불가결한 선행 투자다.
결국 AI 시대의 '해자(moat)'는 더 이상 소프트웨어나 알고리즘만으로 구축될 수 없다. 대규모 자본을 투입해 구축한 데이터센터 인프라가 곧 기술적 우위이자 시장 지배력으로 직결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열린 것이다. 빅테크들이 벌이는 조용한 건설 붐은 향후 10년의 기술 지형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