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알파벳 CAPEX 경고에 기술주 폭락, AI 투자 전환점

앤트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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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벳의 공격적 AI 투자 계획에 월가가 경고음을 냈다. 나스닥 급락은 기술주 투자 패러다임 전환의 신호탄이며, 이제 시장은 AI의 실질적 수익화 능력을 따진다.

알파벳의 경고, AI 투자는 공짜가 아니다

불과 며칠 전 1월 상승장을 축하하던 월스트리트의 분위기가 급변했다. 2월 들어 나스닥 지수는 2024년 4월 이후 최악의 이틀간 하락세를 기록하며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2월 4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기술주 중심의 하락세가 심화되며 투자 심리가 급격히 냉각되었다. 표면적으로는 기술주 전반의 약세지만, 그 이면에는 시장의 성장 서사를 이끌어온 '인공지능(AI)'에 대한 근본적 질문이 자리 잡고 있다.

이번 하락의 진원지는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에서 시작된 불안감이다. 로이터는 2월 5일 보도에서 알파벳의 막대한 설비투자(CAPEX) 계획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지적했다. 알파벳은 2025년 4분기 실적 발표에서 2026년에도 공격적인 AI 인프라 투자를 이어가겠다고 밝혔으며, 이는 단기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았다. AI 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빅테크의 공격적인 투자가 오히려 수익성 악화의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시장의 경고다. 투자자들은 이제 AI 기술의 장밋빛 미래뿐만 아니라, 그 미래를 실현하기 위한 천문학적 비용이라는 '청구서'를 직면하고 있다.

이번 나스닥의 급락은 단순한 기술적 조정을 넘어, AI 투자 패러다임의 전환을 예고하는 신호탄으로 풀이된다. 지금까지 시장은 AI에 대한 투자를 기업의 '성장 잠재력'으로 해석하며 주가에 긍정적으로 반영해왔다. 하지만 이제는 그 투자가 실질적인 수익으로 연결될 수 있는지, 과도한 비용 지출이 기업의 재무 건전성을 해치지는 않는지를 깐깐하게 따지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AI 분야의 성숙도와 무관하지 않다. 생성형 AI 기술이 ChatGPT 출시(2022년 11월) 이후 3년여를 거치며 초기 혁신 단계를 지나고 있는 가운데, 시장은 기술의 실제 비즈니스 가치와 수익화 능력을 따지는 단계로 진입했다. 이는 인터넷 버블 붕괴(2000~2002년) 이후 기술주 시장이 겪었던 과정과 유사한 궤적을 보인다.

'묻지마 투자'의 종언, 옥석 가리기가 시작된다

알파벳발(發) 불안은 개별 기업의 문제를 넘어 나스닥을 지배해온 빅테크 전반의 투자 전략 재검토를 요구한다. AI 모델을 훈련하고 운영하기 위한 데이터센터 구축, 고성능 반도체 확보 경쟁은 필연적으로 막대한 자본 지출을 동반한다. 이는 현금 흐름에 부담을 주고 단기적으로 이익률을 떨어뜨릴 수밖에 없다.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메타 등 주요 빅테크 기업들이 2025년 한 해 동안 AI 인프라에만 총 2,0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한 것으로 추산되는 상황에서, 시장은 더 이상 '미래'라는 명분만으로 현재의 비용 지출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보이고 있다.

흥미로운 지점은 로이터가 언급한 '소프트웨어 주식의 상대적 안정세'다. 이는 같은 기술주 내에서도 자본 집약적인 대규모 인프라 투자 기업과 비용 구조가 상대적으로 가벼운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기업 간 차별화가 시작되었음을 시사한다. 투자자들이 AI라는 거대 담론에서 한 발 물러나, 실제 비즈니스 모델의 효율성과 수익 창출 능력을 기준으로 '옥석 가리기'에 나선 것이다.

이는 AI 기술을 활용하여 기존 서비스를 고도화하거나 특정 산업에 특화된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들이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예컨대 헬스케어, 금융, 제조업 등 특정 도메인에서 AI 기반 SaaS(Software as a Service) 솔루션을 제공하는 중소형 기술 기업들이 빅테크 대비 높은 마진과 명확한 ROI를 제시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이러한 시장 분위기 속에서 투자자들은 기존 포트폴리오를 냉철하게 점검해야 한다. 빅테크 기업의 AI 관련 발표에서 '투자 규모'가 아닌 '투자 효율성'과 '수익화 전략'에 집중해야 할 때다. 구체적으로는 다음 지표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 AI 관련 매출 성장률과 전체 매출 대비 기여도
  • CAPEX 대비 영업현금흐름 비율
  • AI 서비스의 고객 유지율과 ARPU(Average Revenue Per User) 증가율
  • 데이터센터 및 인프라 투자의 가동률과 활용 효율성

막연한 기대감에 편승한 투자는 이제 높은 변동성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오히려 이번 조정을 기회로 삼아, 견고한 비즈니스 모델을 바탕으로 AI를 '비용'이 아닌 '수익'으로 연결하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하는 기업을 발굴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나스닥의 단기적 고통은 장기적으로 더 건강한 기술주 생태계를 만드는 성장통이 될 것이다.

Ant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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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 Kim수석연구원Blog

기술경영학 석사, 글로벌 테크 기업의 기술 가치와 시장 지배력을 심층 진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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