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이 34년 만의 최장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표면만 보면 기술주가 강해서 오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번 랠리 밑바닥에는 또 하나의 기대가 깔려 있다. 미국과 이란이 주말 사이 휴전 연장이나 추가 합의에 가까워질 수 있다는 기대다. 시장은 이 기대를 말보다 먼저 유가에 반영했다. 전쟁이 완전히 끝났다고 믿는 것은 아니어도, 적어도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막히는 최악의 장면은 피할 수 있다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고 있다.
유가가 먼저 한발 물러섰다
중동에서 긴장이 높아질 때 시장이 가장 먼저 보는 숫자는 유가다. 이유는 단순하다. 기름값이 뛰면 물가 걱정이 다시 커지고, 그러면 금리도 쉽게 내려가기 어렵다. 성장주가 많은 나스닥에는 그 부담이 더 크게 온다. 반대로 유가가 눌리면 시장은 전쟁 자체보다 전쟁이 남길 비용이 줄어든다고 받아들인다.
이번에도 흐름은 같았다. 미국과 이란이 대화 쪽으로 다시 움직일 수 있다는 신호가 나오자 시장은 원유부터 진정시키려 했다. 이 점이 중요하다. 나스닥의 강세는 기술주 실적 기대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중동 리스크가 더 커지지 않을 것이라는 안도까지 함께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랠리에서 시장이 가장 먼저 산 것은 평화 선언이 아니라, 유가가 더 오르지 않는 그림이었다.
트럼프는 기대를 더 키웠다
트럼프의 최근 발언은 시장에 기름 대신 안도감을 부었다. 그는 전쟁이 거의 끝나가고 있고, 이란이 합의를 원한다고 여러 번 말했다. 핵 프로그램과 우라늄 문제까지 언급하면서 협상이 꽤 진전된 것처럼 들리게 만들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런 말만으로도 방향을 잡기 쉽다. 실제 외교 문서가 나오기 전에도 시장은 먼저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분명한 틈이 있다. 트럼프가 말한 내용과 이란이 받아들이는 조건이 아직 완전히 같은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우라늄 처리 문제만 봐도 양쪽 설명이 다르다. 봉쇄와 제재도 여전히 남아 있다. 다시 말해 지금 시장은 합의문보다 트럼프의 낙관론을 더 빨리 사고 있다. 기대가 앞서가는 장세라는 뜻이다.
주말에 확인할 것은 평화가 아니라 비용이다
그래서 지금 투자자가 봐야 할 것은 협상장의 멋진 문장이 아니다. 훨씬 더 현실적인 세 가지다. 첫째, 휴전 연장이 실제 문서로 이어지는지. 둘째, 호르무즈 해협이 말뿐 아니라 실제 해상 운송 흐름에서도 안정되는지. 셋째, 유가가 다시 튀지 않고 눌린 상태를 유지하는지다. 이 셋이 흔들리면 나스닥의 긴 랠리도 바로 시험대에 오른다.
여기서 중요한 인사이트가 하나 있다. 이번 랠리는 평화를 믿어서 오른 랠리라기보다, 전쟁 비용이 더 커지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 위에서 이어진 랠리라는 점이다. 시장은 외교 합의의 도덕적 의미보다, 유가가 얼마에서 멈추고 기업 비용이 얼마나 덜 불어날지를 먼저 본다. 만약 주말 합의가 조금 늦어지더라도 유가만 안정돼 있으면 주식시장은 생각보다 잘 버틸 수 있다. 반대로 휴전 연장 뉴스가 나와도 유가가 다시 뛰면 이번 랠리의 해석은 곧바로 달라진다. 결국 이번 주말의 진짜 체크포인트는 회담장 안의 미사여구가 아니라, 호르무즈를 지나는 배와 원유 차트에 더 가깝다.
참고 소스
- CNBC, 2026-04-15, Iran war ‘very close to over’: Trump says Iran wants a deal
- Reuters, 2026-04-18, Trump, without elaborating, cites ‘some pretty good news’ on Iran
- CBS News, 2026-04-17, Trump says Iranians have “agreed to everything,” including removal of enriched uranium
- Reuters, 2026-04-06, Iran, US receive plan to end hostilities, immediate ceasefire, source say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