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식 투자에서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는 부분이 있다. 그건 바로 환율이다. 미국 주식은 달러로 사고파는 자산이기 때문에, 한국 투자자가 실제로 체감하는 수익률은 주가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주가 자체의 상승·하락 뿐만 아니라 환율 변화에 따른 환차익 또는 환손실 또한 원화로 표시되는 수익률에 영향을 미친다. 미국 주식은 달러로 거래되기 때문에 달러가 원화 대비 강해지면 같은 주가 상승폭이라도 원화로 환산했을 때 더 큰 수익으로 느껴진다. 반대로 달러가 약세로 돌아서면 주가가 단기적으로 올라도 원화 기준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
직접 해외 주식을 사는 투자자의 경우에는 전부 환노출이다. ETF나 펀드처럼 환헤지를 하는 상품은 해당 투자자만의 선택으로 환율 리스크를 줄이지만, 직접 투자자는 환율 변동이 그대로 투자 성과에 반영된다. ETF에서도 환헤지형과 비(非)헤지형 간 수익률 차이가 환율 변동만큼 벌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런 점을 이해하지 못하면, 동일한 주식 퍼포먼스에도 투자자에 따라 수익률 차이가 크게 나타날 수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고환율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2026년 2월 중순 기준으로 원·달러 환율은 약 1,440원에서 1,450원대 수준을 오가며 거래되고 있다. 한 달간 원화는 다소 강세를 보였으나, 지난 12개월로 보면 여전히 원달러 환율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과거에는 1,100원대, 1,200원대를 오랫동안 유지했으나, 이제는 1,400원대가 새로운 뉴노멀(baseline)로 자리 잡았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이러한 환율 흐름은 글로벌 금리 차, 자본 유출입, 투자자들의 해외 투자 확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원·달러 환율이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
달러가 강세일 때 환차익은 해외 주식 투자자에게 일시적인 보너스로 작용할 수 있다. 예컨대 수익률이 달러 기준으로 5%일 때, 환율이 달러 강세 국면이라면 원화 기준으로는 더 큰 수익률이 나타날 수 있다. 반대로 환율이 하락 전환하면 그 효과는 반대로 돌아간다.
하지만 환율은 단지 투자 수익률 계산을 바꾸는 숫자가 아니다. 달러가 강세인 국면에서는 미국 기업의 해외 매출을 달러로 환산할 때 이익이 줄어드는 압박이 생길 수 있다. 해외 매출 비중이 큰 기업일수록 이런 환산 효과에 민감하다. 환율의 변화는 기업의 펀더멘털과 주가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요인이 된다. 반대로 달러가 약세인 경우에는 해외 매출이 더 유리하게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
환율 움직임은 또한 글로벌 자금 흐름과 투자 심리에도 영향을 준다. 예를 들어 원·달러 환율이 지속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국내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에 대한 선호가 커지고, 이는 국내 자금 유출과 원화 약세를 다시 부추기는 선순환이 되기도 한다. 지난해에는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미국 주식을 기록적으로 순매수하면서 환율에 추가적인 압력을 가하기도 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환율 영향은 중앙은행 정책과도 연결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유지하거나 높이면 달러가 강세가 될 가능성이 커지고, 반대로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질 때는 달러가 약세로 전환되면서 환차익 기대는 줄어들 수 있다. 이런 매크로 요인까지 감안해야 환율 리스크를 보다 체계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
환율 리스크를 관리하는 방법
해외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투자자는 환율 변화가 수익률에 직접적으로 반영되기 때문에 환율을 자주 체크할 필요가 있다. 또한 달러를 매수하거나 달러를 원화로 환전할 때는 분할 매수·분할 환전 전략이 환율 리스크를 줄이는 데 유용하다. 예를 들어 한 번에 전액 매수·환전하기보다 여러 시점으로 나누어 이뤄질 때 환율 변동 리스크를 낮출 수 있다. 또한 거시경제 지표를 체크하되, 단기 예측에만 의존하지 말고 금리정책, 경상수지 및 자본 흐름 등 장기적 관점에서 환율 방향을 분석하는 습관을 들이면 좋다.
해외 주식 직접 투자 외에도 국내에 상장된 해외 주식 관련 ETF, 펀드 등을 이용할 경우에는 환헤지 여부가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을 꼭 확인해야 한다. 환헤지형 상품은 환율 리스크를 줄이지만 환차익 기회도 줄이고, 반대로 비헤지형은 환율 영향이 크지만 그만큼 변동성도 커진다. 또한 환헤지형 상품의 경우 환헤지에 대한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수익률 측면에서 오히려 손해인 경우도 있으니, 주의해서 투자해야 한다.
그리고 투자자산 중 일정 비중을 달러로 보유하고, 환전 타이밍을 조절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해외 주식을 팔자마자 바로 원화로 환전할 필요는 없다. 달러 배당금이나 매도 현금 흐름을 달러로 유지해 두고 필요할 때 환전하는 방식으로도 환차익/손실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다. 이렇게 하면 큰 환율 변동이 올 때까지 환전을 미루는 것이 가능해진다. 물론 항목별로 달러 보유 비율 목표를 세워두는 것이 안전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