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술의 핵심 전장이 디지털을 넘어 물리적 세계로 확장되면서, 자율주행 시장의 패권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이 경쟁의 중심에는 완전히 다른 전략을 구사하는 두 거인, 테슬라와 엔비디아가 자리한다.
테슬라는 '완전자율주행(FSD)' 소프트웨어의 성공에 기업의 미래를 걸었다. 자체 개발한 AI 칩과 방대한 주행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수직계열화 전략은, 성공할 경우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강력한 해자를 구축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동시에 모든 기술적 난관과 시장의 불확실성을 홀로 감당해야 하는 고위험 전략이기도 하다. 테슬라의 기업 가치는 사실상 FSD의 확장 능력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반면 엔비디아는 '개방형 동맹' 전략으로 테슬라의 아성에 도전한다. 엔비디아의 자율주행 플랫폼 'DRIVE'는 여러 자동차 제조사들에게 AI 두뇌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이는 마치 PC 시장의 인텔이나 모바일 시장의 퀄컴과 유사한 모델이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엔비디아의 강력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를 활용해 자체적인 자율주행 시스템을 개발, 시장 진입 장벽을 낮추고 있다.
특히 엔비디아가 최근 공개한 '알파마요(Alpamayo)' 시스템은 이러한 동맹 전략의 정점을 보여준다. 이는 자율주행차의 설계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잠재력을 지닌 플랫폼으로, 테슬라의 폐쇄적 생태계에 대항하는 강력한 무기로 평가된다. 결국 자율주행 시장의 미래는 테슬라의 고독한 수직 통합 모델이 승리할 것인지, 아니면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한 개방형 협력 모델이 시장 표준으로 자리 잡을 것인지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이는 단순한 기술 경쟁을 넘어,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구조를 결정할 중대한 전략적 분기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