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주도권 경쟁, '비용'과의 전쟁으로
인공지능(AI) 패권 경쟁이 격화되면서 빅테크 기업들이 대규모 감원과 사업 재편을 통해 '선택과 집중' 전략을 노골화하고 있다. 천문학적인 AI 투자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기존 사업부의 군살을 빼고, 확보된 자원을 AI 관련 핵심 역량에 집중시키는 움직임이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아마존은 다음 주 수천 명 규모의 추가적인 사무직 감원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단순히 비용을 절감하는 차원을 넘어, AI와 클라우드 컴퓨팅 등 미래 성장 동력에 조직의 역량을 재분배하려는 전략적 결정으로 풀이된다. 지속적인 인력 구조조정은 기업의 무게중심이 어디로 이동하고 있는지를 명확히 보여주는 지표다.
메타의 상황은 더욱 극적이다. 마크 저커버그가 사활을 걸었던 메타버스 사업부 '리얼리티 랩스'에서 수백 명의 직원을 해고하며 AI로의 전략적 전환을 공식화했다. 이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끊임없이 제기되던 막대한 자본 지출과 AI 사업의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에 답하는 모양새다. 과거의 실험적 지출이었던 메타버스의 비중을 줄이고, 생존이 걸린 AI 경쟁에 모든 자원을 쏟아붓겠다는 의지가 드러난다. 모닝스타 등 분석 기관들은 메타의 핵심 사업은 여전히 견고하지만, AI 투자로 인한 마진 압박과 기업 가치 평가에 대한 의문이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한다.
결국 아마존과 메타의 사례는 현재 빅테크가 직면한 딜레마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AI 기술을 선점하지 못하면 시장에서 도태될 것이라는 위기감과, 막대한 초기 투자 비용을 감당해야 하는 재무적 압박 사이에서 고통스러운 줄타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AI 시대의 승자가 되기 위한 빅테크의 조직적, 재무적 재편은 이제 시작 단계에 불과하며, 이 과정에서 더 많은 사업부의 통폐합과 인력 재조정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