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호황 속 韓 반도체의 '양면전쟁': 질주하는 투자와 피할 수 없는 지정학

앤트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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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메모리 호황에 따른 사상 최대 실적과 공격적 투자 이면에, 미국발 100% 관세 위협 등 지정학적 압박이 거세지며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시장 경쟁'과 '공급망 재편'이라는 양면전쟁에 직면했다.

끝나지 않은 축제, 그러나 그림자는 길어진다

AI 메모리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에 힘입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사상 최대 성과급을 지급하고 코스피 5,000선 돌파를 견인하는 등 한국 반도체 산업은 그야말로 '골든 타임'을 맞이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급증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130억 달러 규모의 신규 팹(P&T7) 건설을 서두르는 한편, 중국 우시 공장의 1a급 D램 공정 전환을 완료하며 생산 능력 극대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는 AI 시대의 주도권을 놓치지 않으려는 공격적인 시장 대응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미국행'은 선택이 아닌 필수

그러나 화려한 실적 이면에는 지정학적 압박이라는 또 다른 전선이 형성되고 있다. 미국 정부가 자국 내 생산을 하지 않는 한국산 메모리 반도체에 100%에 달하는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초강경 카드를 꺼내 들면서, 양사의 글로벌 전략은 근본적인 수정을 강요받고 있다. 이는 단순한 통상 압력을 넘어, 첨단 반도체 공급망을 자국 중심으로 재편하려는 미국의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미국의 이러한 요구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게 사실상 추가적인 현지 투자를 강제하는 것과 다름없다. - 업계 관계자

이에 대한 응답으로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주 첨단 패키징 공장 건설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생산기지 다변화를 넘어, HBM 등 핵심 기술의 후공정 거점을 미국 본토에 마련함으로써 지정학적 리스크를 정면 돌파하려는 전략적 포석이다. 결국 한국 반도체 기업들은 AI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기술 및 생산 경쟁'과 미국의 공급망 재편 요구에 부응해야 하는 '지정학적 생존 경쟁'이라는 두 개의 전선에서 동시에 싸워야 하는 힘겨운 과제에 직면했다. 이 양면전쟁의 성패가 향후 글로벌 반도체 패권의 향방을 결정지을 전망이다.

Ant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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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 Kim수석연구원Blog

기술경영학 석사, 글로벌 테크 기업의 기술 가치와 시장 지배력을 심층 진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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