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의 동반 랠리, 시장의 인지부조화가 보내는 경고

앤트킴

앤트킴

발행수정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의 동시 랠리는 단기 호재 속 깊은 불안감을 드러내며, 연준의 통화정책을 딜레마에 빠뜨린다.

시장의 분열된 자화상: 안도와 불안의 공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유럽 관세 철회 발언에 다우존스 지수가 이틀 만에 900포인트 하락분을 모두 만회하며 급등했지만, 같은 시각 금 가격 역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시장이 보내는 명백한 **인지부조화(cognitive dissonance)**의 신호다. 위험자산(주식)과 안전자산(금)이 동시에 강세를 보이는 이례적인 현상은 표면적인 안도감 이면에 깊은 구조적 불안감이 자리 잡고 있음을 증명한다. 투자자들은 관세 철회라는 단기 호재에 환호하면서도, 동시에 트럼프 행정부의 예측 불가능한 정책 리스크에 대한 헤지(hedge) 수단으로 금을 사들이는 이중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다.

이번 랠리의 본질은 '리스크의 완전한 해소'가 아닌 '임박한 위기의 일시적 유예'에 대한 반응이다.

시장은 그린란드 사태로 촉발된 지정학적 긴장감이 '거래의 틀(framework of a future deal)'이라는 모호한 합의로 봉합되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이는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이 아니다. 오히려 관세가 언제든 지정학적 무기로 재사용될 수 있다는 위험한 선례만 남겼다. 금 가격의 고공행진은 바로 이 지점을 정확히 겨냥한다. 투자자들은 다음 정책 변덕이 언제 시장을 덮칠지 모른다는 불안감 속에서 실물 자산으로 도피하고 있으며, 이는 현재의 주가 상승이 얼마나 취약한 기반 위에 서 있는지를 반증한다.

딜레마에 빠진 연준

이러한 시장의 분열적 반응은 연방준비제도(Fed)를 극심한 딜레마에 빠뜨린다. 관세 위협은 그 자체로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요인이지만, 그 철회로 인한 증시 랠리는 자산 가격 거품과 추가적인 수요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연준은 경제 데이터가 아닌, 한 정치인의 변덕에 따라 요동치는 시장 심리와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전례 없는 도전에 직면했다. 현재 시장은 단기적 유동성에 취해 장기적 리스크를 외면하고 있으나, 위험과 안전의 경계가 무너진 지금의 동반 랠리는 곧 닥쳐올 더 큰 변동성의 전주곡일 뿐이다.

Ant Kim

앤트킴

Ant Kim수석연구원Blog

기술경영학 석사, 글로벌 테크 기업의 기술 가치와 시장 지배력을 심층 진단합니다.

관련 게시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