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파티에 가려진 펀더멘털의 경고
2025년 시장은 극심한 변동성 속에서도 S&P 500과 나스닥이 7월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기이한 모습을 연출했다. 표면적으로는 견조한 기업 실적과 미-중 무역 협상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이 지수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는 펀더멘털의 본질을 가리는 신기루에 불과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예측 불가능한 관세 정책이 이미 글로벌 공급망에 균열을 내고 있었으며, 이는 실물 경제의 비용 압력으로 고스란히 전가되고 있었다. 7월의 랠리는 견고한 성장에 대한 확신이 아닌, 임박한 폭풍 전 잠시 맑게 갠 하늘을 즐기는 위험한 낙관론에 가까웠다.
연준을 향한 위험한 도박
시장의 이러한 낙관론은 연준의 통화정책에 대한 아전인수 격 해석에서 비롯된다. 7월 파월 의장은 금리 인하가 임박하지 않았음을 분명히 시사하며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는 당시 재차 고개를 들던 인플레이션 압력과 확대되는 재정 건전성 우려를 고려한 지극히 합리적인 판단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연말이 되자 경기 둔화 가능성을 빌미로 또다시 금리 인하 기대감을 키우며 12월에 반등했다. 이는 경제의 체질 개선이 아닌, 오직 유동성 공급이라는 마약에 의존하려는 시장의 중독 현상을 명확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스태그플레이션의 서막
결론적으로, 현재 시장은 '성장 둔화'와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이라는 스태그플레이션의 그림자를 애써 외면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는 비용 상승 인플레이션(Cost-push inflation)을 구조적으로 유발하며 연준의 정책 선택지를 극도로 제한한다. 이런 상황에서 시장이 기대하는 금리 인하는 인플레이션을 더욱 악화시키는 최악의 처방이 될 수 있다. 투자자들은 연준이 구원투수로 등판할 것이라는 맹목적인 믿음을 버려야 한다. 지금의 랠리는 다가올 현실을 직시하지 못한 채 벌이는 마지막 파티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