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존스 지수가 600포인트 가까이 급등하며 시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철회라는 '예측 가능한 리스크'의 해소에 안도했다. 그러나 이러한 환호는 시장이 얼마나 단기적인 이슈에 매몰되어 있는지를 보여주는 위험한 징후다. 투자자들이 유럽과의 무역 갈등 봉합에 시선을 고정하는 사이, 훨씬 더 실질적이고 폭발력 있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남미에서 조용히 점화되었다. 바로 미국의 베네수엘라 유조선 나포 사건이다.
이는 단순한 제재 강화가 아니다. 관세 위협과 같은 '수사(rhetoric)'의 영역을 넘어, 주권 국가의 핵심 자산에 대한 '물리적 실력 행사'로 분쟁의 성격이 전환되었음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반응은 놀라울 정도로 차분하다. 국제 유가는 배럴당 60.70달러 선에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고, 변동성지수(VIX)는 15.88%나 급락하며 16.90을 기록했다. 이는 명백한 '위험 인지 부조화(Cognitive Dissonance in Risk Perception)'다. 시장은 트럼프의 트윗 하나에 일희일비하면서도, 실제 원유 공급망을 직접 타격할 수 있는 군사적 긴장 고조는 가격에 전혀 반영하지 않고 있다.
시장은 그린란드발 훈풍이 주는 단기적 안정감에 취해 있지만, 진정한 위협은 베네수엘라 해협에서 자라고 있다. 이 사건이 미-베네수엘라 간의 전면적인 갈등으로 비화할 경우, 그 파장은 예측 불가능하다. 유가 급등은 즉각적인 '에너지 쇼크'를 유발해 글로벌 경제에 스태그플레이션 공포를 재점화시킬 것이다. 투자자들은 트럼프의 예측 불가능한 언사보다, 예측 가능한 파국으로 치닫고 있는 베네수엘라의 실질적 위협에 주목해야 한다. 현재의 유가는 리스크를 반영하지 않은 '세일 가격'일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