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의 정책 의도, 백악관 발언 한마디에 좌초되다
연방준비제도(Fed)가 긴축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며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일축했음에도 불구하고, 달러는 오히려 약세 압력에 시달리고 국채 금리는 장기물 위주로 상승하는 '트위스트 스티프닝' 현상이 고착화되고 있다. 이는 전통적인 거시경제 모델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역설로, 시장의 금리 결정 메커니즘이 트럼프 행정부의 직접적인 개입이라는 새로운 변수에 의해 근본적으로 왜곡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지난 7월 파월 의장이 매파적 발언으로 달러 강세를 유도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을 재차 비난하자 달러가 3년래 최저치로 추락한 사건은 이러한 구조적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채권 시장은 더 이상 연준의 '점도표'가 아닌 백악관의 '트윗'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연준의 독립성 훼손에 대한 우려가 장기 국채에 '정치적 리스크 프리미엄'을 가산시키고, 이는 통화정책의 효과를 상쇄하는 강력한 힘으로 작용한다. 트럼프의 연준과의 전쟁은 단순한 설전을 넘어 미국 달러의 신뢰도를 훼손하고, 재정 건전성에 대한 의구심을 증폭시켜 장기 금리를 밀어 올리는 구조적인 '트위스트 스티프너로 기능힌다. 이는 연준이 단기 금리를 통제하더라도 장기 금리와 환율이라는 정책의 최종 목표 변수는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결론적으로 연준은 강력한 '금리 족쇄'에 묶인 형국이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를 인상해도, 대통령의 압박이 장기물 금리 상승과 달러 약세를 유발해 오히려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를 키우는 자기 파괴적 루프에 갇혔다. 시장 참여자들은 이제 연준의 성명서보다 트럼프의 발언 강도에 더 민감하게 반응해야 하는, 전례 없는 투자 환경에 직면했다. 통화 정책의 예측 가능성이 사라진 시장에서, 자산 가격의 방향성은 거시 경제 지표가 아닌 워싱턴의 정치적 변덕에 의해 좌우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