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을 혼란에 빠뜨린 두 개의 중동 리스크
2025년 6월, 시장은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해 극명하게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이스라엘-이란 분쟁 격화 소식에는 주가가 하락하고 유가가 급등하는 전형적인 위험 회피 현상이 나타났다. 그러나 불과 며칠 뒤 이란이 카타르 미군 기지에 미사일을 발사했을 때는 정반대로 주가가 상승하고 유가는 하락하는 이례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는 시장이 단순히 지정학적 긴장이라는 표제에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리스크의 '성격'과 '파급력'을 냉철하게 계산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예측 가능한 충격과 예측 불가능한 관세
이러한 차이는 리스크의 예측 가능성과 실물 경제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력에서 비롯된다. 이스라엘-이란 분쟁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을 내포하며 전 세계 원유 공급망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는 '시스템 리스크'로 인식됐다. 반면, 이란의 미군 기지 공격은 추가 확전으로 이어지지 않는 한 국지적이고 계산된 보복 행위로 해석될 여지가 컸다. 시장은 최악의 시나리오가 아니라는 점에 안도하며 오히려 불확실성 해소로 받아들인 것이다. 시장의 관심은 이미 중동의 해묵은 갈등을 넘어 워싱턴으로 향해 있었다. 트럼프 행정부가 동맹국인 일본과 한국에 25%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에는 100% 관세를 위협하는 예측 불가능성은 그 어떤 지정학적 분쟁보다 더 즉각적이고 광범위한 충격을 주기 때문이다.
리스크의 새로운 위계질서
결론적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예측 불가능한 무역 정책은 글로벌 시장의 리스크 위계질서를 완전히 뒤바꿔 놓았다. 이제 투자자에게 가장 큰 위협은 중동의 포성이 아니라, 백악관에서 새벽에 올라오는 하나의 트윗이다. 관세 정책은 특정 국가나 산업에 국한되지 않고 글로벌 공급망 전체를 흔들어 기업의 비용, 매출,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과거의 지정학적 리스크 분석 모델로는 현재의 '트럼프 롤러코스터' 장세를 설명할 수 없다. 자본의 향방은 이제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아닌, 워싱턴의 정치적 변덕에 의해 결정된다.

